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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990s

- By CFT 장세윤

Dec 05. 2013
문화에서 등장하는 ‘Re:1990s’ 현상과 함께 국내외 패션업계에서도 지난 2013SS 시즌부터 1990년대 아이콘인 무스탕, 체크셔츠, 오버롤, 크롭탑, 버켄스톡, 더플코트 등 90년대 패션 아이콘들이 반갑게 등장하고 있다. 이번 Market Monthly Issue #11에서는 이러한 1990년대 아이콘의 재등장에 초점을 맞추어 패션계의 1990년대 앓이를 소개한다.

::: Market Monthly Issue #11 :::

Re:1990s

 

 

응칠앓이에 이어 응사앓이로 대한민국은 열병을 앓고 있다. 최근 들어 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고, 90년대 영화가 재개봉되며, 90년대 패션 아이콘들이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의해 재등장하는 유행 현상 속에서 1990년대가 가지는 힘은 무엇이기에 우리는 지난 1년간 1990년대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어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러한 유행 현상 속에서 90년대 초를 주름잡던 90학번 세대들의 패션을 돌아보는 것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일찍이 Behling(1985)은 사회의 중앙 연령치가 유행에 영향을 미침을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의 허리로 소비와 문화를 주도해 나가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은 39.3세(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른 2013년 전망에서 대한민국 평균 연령은 39.3세)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이들은 사회생활 20년차 이내로 주로 직장에서 관리자의 직급을 가지며 승진 아니면 퇴사의 절대 절명의 위기 속에서 대출 상환, 자녀와의 소통 부재 등 불혹에 이르기 위한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힘이 들 땐 철없이 좋기만 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기 마련이다.

 

90년대를 연상시키는 UV콘서트 ‘까치와 하니’

 

대한민국 평균연령 39.3세, 이들은 한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 대학생활을 보낸 마지막 세대들로 이들이 막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는 수입자유화 물결과 함께 많은 해외브랜드를 접하고, 기존에 듣고 보지 못했던 새로운 대중문화와 아이콘들,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 팬덤을 만들었으며, 정보통신혁명의 중심에서 자신들만의 소통 도구로 삐삐PC통신을 이용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가치관으로는 정의내릴 수 없는 새로운 세대들로 정의되었으며, 자의든 타의든지 간에 신인류라고 불리었다.

 

1990년대는 한국 패션 산업에서도 역사적인 의의를 갖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소득이 늘면서 티피코시, 브렌따노, 언더우드, 이랜드, 카운트다운, 인터크루, 미치코런던, 보이런던, 유니온베이, 메이폴, 잠뱅이 등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가 급증가 하였고, 수입 자유화 물결 이후 해외 브랜드가 국내 캐주얼 시장과 럭셔리 시장을 공략했다.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게스, 캘빈클라인, 겟 유즈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국내 브랜드로 닉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퍼에 달린 큰 로고가 겉으로 드러나게 상의를 바지 안에 입는 착장방식이 유행처럼 번졌다. 또한 국산과 라이센스 스포츠 브랜드(라피도, 헤드, 필라)가 대중화 되면서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일상복으로 트레이닝 세트와 큰 크로스백의 코디네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꼼빠니아, 마르조, 비아트 등 여성복 브랜드의 전성기도 1990년대 초반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문화와 장르를 즐길 줄 알던 이들은 패션에 감성을 불어 넣은 첫 번째 세대이기도 하다.

 

문화에서 등장하는 ‘Re:1990s’ 현상과 함께 국내외 패션업계에서도 지난 2013SS 시즌부터 1990년대 아이콘인 무스탕, 체크셔츠, 오버롤, 크롭탑, 버켄스톡, 더플코트 등 90년대 패션 아이콘들이 반갑게 재등장하고 있다. 이번 Market Monthly Issue #11에서는 이러한 1990년대 아이콘의 재등장에 초점을 맞추어 패션계의 1990년대 앓이를 소개한다.

 

 

* Re:Grunge check
타탄(tartan) 또는 플레이드(plaid)의 체크 패턴은 2013년 가장 핫 한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남성복과 여성복 성별을 가릴 것 없이 코트, 드레스, 스커트, 셔츠, 팬츠 모든 아이템에서 거의 모든 패션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에서 등장한 이 체크는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1990년대 그런지 룩을 연상시킨다. 마크 제이콥스가 페리 엘리스(Perry Ellis)의 디렉터로 있으며 1993년 SS 컬렉션으로 소개한 ‘그런지룩(grunge look)’은 그가 열광하던 록 밴드 너바나(Nirvana)와 펄 잼(Pearl Jam)의 음악과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구겨지고 낡고 너저분한 그래픽 티셔츠, 오버사이즈 스웨터, 체크 셔츠의 레이어드와 찢어진 청바지, 투박한 군화들의 믹스매치로 당시 패션계에서는 센세이션이었다. 당시 체크 셔츠는 허리에 둘러 힙을 덮거나 셔츠와 셔츠를 레이어링 하는데 필수적인 아이템이었으며, 2013년에는 그런지의 체크가 셔츠에서 모든 아이템으로 확장되며 스트리트와 런웨이 가릴 것 없이 핫 프린트(hot print)로 인기를 끌고 있다.

 

1993년 마크 제이콥스의 Perry Ellis 그런지 룩 컬렉션(좌1) / 2013 FW BCBG Max Azria(좌2, 3) / 2013 FW Nicholas K(좌4)

 

* Re:Duffle coat
13FW 시즌은 더플코트의 귀환을 알리는 해였다. 지방시(Givenchy), 디올 옴므(Dior Homme), 루이 비통(Louis Vuitton),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까르뱅(Carvin) 등 디자이너들은 트래디셔널한 더플 코트를 다르게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스 브랜드에서도 더플 코트의 인기는 지속되는데, 글로벌 브랜드 뉴발란스는 영국의 글로버롤(Gloverall)과 협업으로 ‘몬티’라는 더플코트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캐주얼 브랜드에서 FW시즌 더플코트가 재등장하였다.

 

 

2013 FW Burberry Prorsum(좌1) / 2013 FW Louis Vuitton(좌2) / 2013 FW Givenchy(좌3) / 2013 FW Junya Watanabe(좌4) / 2013 FW Carvin(좌5) / New Balance x Glovarall(좌6)

 
* Re:Shearling Jacket
우리에게는 무스탕으로 더 친숙한 시얼링(shearling) 재킷은 12FW 버버리 프로섬에 이어 13FW 시즌 아크네(Acne)와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디스퀘어드(Dsquared), 띠어리(Theory), 탑샵(Topshop) 등에서 겨울용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에잇세컨즈, 에이랜드 등 국내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도 오랜만에 무스탕을 선보였다. FW시즌 가장 많은 시얼링 재킷을 선보인 아크네는 박시(boxy)한 실루엣의 볼륨을 극대화시킨 재미있는 실루엣을 연출하기도 한다.

 

Theory 2013(좌1) / Acne 2013(좌2, 3, 5) / Dsquared 2013(좌4)

 

* Re:Suspender
19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하여 HOT 등 1세대 아이돌은 루즈한 핏의 힙합 패션을 선도했다. 힙합 패션의 대표 아이템으로는 서스펜더를 연결한 멜빵치마, 멜빵바지, 오버롤즈 등이 유행을 했으며 브랜드 GV2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90년대 스타일의 정수였던 올인원 오버롤이 스트리트와 런웨이에서 재등장했으며, 소재는 데님이나 무명천에서 확장되어 레더 등 다양해졌다. 컬러에 있어서도 블랙의 시크함과 더해져 세련된 이미지로 입혀지기도 하며, 새로운 컬러로 톰보이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Acne 2013(좌1) / Pushi it overalls 2013(좌2) / Robert Rodriguez 2013(좌3) / Agnes B 2013 PS(좌4)

 

* Re:Denim on Denim
1990년대에는 일명 청청 패션이 유행을 하며, 스노우워싱과 함께 어깨는 과장되게 크고 바지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데님 온 데님이 인기를 끌었다. 캘빈클라인은 2013년 SS 시즌 컬레션에서 오버사이즈의 데님 블루종 재킷과 데님 셔츠, 데님 팬츠를 매치하며 다시 한 번 1990년대 데님 패션을 선보였다. 국내외 셀럽들의 일상에서도 데님 온 데님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드라마 21 Jump Street(좌1) / 2013 SS Calvin Klein(좌2) / 2013 SS Just Cavalli(좌3) / 2013 FW 패션 위크에서 미로슬라바 듀마(좌4)

 

* Re:Crop top
2014 SS시즌 런웨이와 스트리트에서 크롭 탑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1940년대 초반 리조트웨어에서 시작한 크롭탑은 80년대와 90년대 뮤지션들에게 아이코닉한 룩이 되었다. 2014 SS 시즌의 크롭 탑은 브라 탑 형태의 크롭에서부터 리조트 크롭, 박스 탑 크롭, 캐주얼한 크롭 등 다양한 버전의 크롭으로 등장한다.

 


힙합그룹 TLC의 힙합패션(좌1) / 2014 SS Tods(좌2) / 2014 SS Jil Sander(좌3) / 2014 SS Dolce & Gabbana(좌4) / 2014 SS Alberta Ferretti(좌5) / 2014 SS Tommy Hilfiger(좌6)

 

* Re:Layering
13SS 시즌 DKNY, Rihanna for River Island는 과거 그런지 룩의 레이러링에서 영감을 얻어 허리에 셔츠를 두른 룩을 연출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13FW, 14SS시즌으로 이어져서 셀린(Celine)과 Jean-Paul Lespagnard, Freshman 1996, Avan Lily, Custo Barcelona등에서 때로는 세련되게 때로는 보헤미안스럽게 다양한 감성으로 입체감을 더해주며 레이어링의 발전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와 프라다(Prada)는 서로 다른 컬러와 소재의 셔츠를 여러 겹 겹친 레이어드 룩을 선보이며 90년대 그런지룩을 연상시킨다.

 

2014 SS Custo Barcelona(좌1) / 2013 PS Jean-Paul Lespagnard(좌2) / 2013 F Rihanna for River Island(좌3,4 ) / 2013 FW Celine(좌5)

 

2014 SS Prada(좌1, 2) / 2013 FW Marc Jacobs(좌3) / Jersey City Fashion Week 2014(좌4)

 

* Re:vival Shoes
롤업한 팬츠와 와이드한 힙합 팬츠에도 잘 어울렸던 닥터 마틴 워커는 90년대 굉장한 인기를 끌며 짝퉁을 대량양산해 내기도 했다. 이러한 스트릿 패션과 힙합 무드에 대한 향수로 90년대 스타일의 워커가 이슈화되며 관련 브랜드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워킹화와 더불어 당대 최고 운동스타를 아이코닉화한 운동화들에 대한 향수도 뜨겁다. 리복(Reebok)은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1985년 출시된 러닝화 'GL6000'을 재출시했고, 샤크오닐의 아이코닉 농구화 '샤크 어택(1993)'도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프로스펙스의 '헤리티지'라인도 1983년에 출시한 모델을 재현했으며, 코오롱 스포츠도 1989년 출시된 '미드컷 트래블 슈즈'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하였다.  (주)세정에서 전개하는 써코니(Saucony)는 90년대 빈티지 감성의 클래식 러닝화 Master Control 2종을 출시하는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이 시대를 재현하는 모습이다.

 

크오닐의 아이코닉 운동화 샤크 어택 2013(좌1, 2) / 써코니 2013(좌3)

 

* Re:Choker Necklace
영화 ‘레옹’의 마틸다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은 90년대 스타일의 아이콘이자 롤리타의 전형이다. 초커(choker)는 본디 목에 착 감기는 형태의 목걸이로 역사가 깊지만, 90년대 블랙 초커는 마틸다의 가늘고 긴 목선을 가로지르던 어딘지 모르게 사랑스러우면서도 섹시하며 퇴폐적이며 관능적인 이미지로 90년대 젊은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시켰다. 13FW와 14SS시즌 심플한 밴드 실루엣을 선보인 L’Wren Scott, VFILES, Mark Fast 등의 디자이너들과 셀럽을 통해 재등장한 초커가 다시 한 번 대 유행을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레옹(1994)의 마틸다(좌1) / 2014 SS Mark Fast(좌2) / 2014 SS Diesel Black Gold(좌3) / 2014 SS Custo Barocelona(좌4) / 2013 PRF 3.1 Philip Lim(좌5)

 

 

작가이자 비평가이면서 패션사학자인 James Laver는 유행주기에 대한 이론서 ‘Taste and Fashion(1945)’에서 ‘Laver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10년을 앞서가는 패션은 품위 없고 꼴사납게(Vular & Indecent) 느껴지며, 5년을 앞선 패션은 대담하고 부끄럽다(Bold & Shameless). 현재의 시점에서 20년을 거슬러 올라간 1990년대의 패션은 사람들에게 우스꽝스럽게(Ridiculous)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신기함과 위트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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